영화 '러브레터' 소개 & 줄거리
'러브레터'는 일본의 유명 감독 이와이 슌지가 1995년에 연출한 로맨스 드라마 영화입니다. 영화는 아름답고 감성적인 스토리와 함께, 일본의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두 여인의 사랑과 상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영화는 히로코(나카야마 미호)가 약혼자 후지이 이츠키(남)를 잃고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후지이 이츠키는 2년 전, 산악 사고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히로코는 여전히 그리움을 품고,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히로코는 이츠키의 기일에, 그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이츠키의 옛 주소를 발견합니다. 히로코는 고인의 기념으로 이츠키의 옛 주소로 편지를 보냅니다. 하지만 그녀는 이 편지가 그저 허공으로 날아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뒤, 그 편지에 대한 답장이 도착합니다. 놀랍게도, 편지를 보낸 사람은 이츠키와 같은 이름을 가진 여성, 후지이 이츠키(여)였습니다. 히로코와 후지이 이츠키(여)는 편지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됩니다. 후지이 이츠키(여)는 같은 학교를 다니던 동급생이었던 후지이 이츠키(남)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편지를 주고받습니다. 두 사람은 이 편지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며, 후지이 이츠키(남)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갑니다.
후지이 이츠키(여)는 고등학교 시절, 후지이 이츠키(남)와 같은 반 친구였습니다. 그들은 이름이 같아 여러 오해를 받았고, 이를 계기로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츠키(여)는 이츠키(남)의 무뚝뚝한 외모와 달리 따뜻한 내면을 기억하고 있으며, 그가 자신에게 남긴 추억들을 편지를 통해 되새기게 됩니다.
히로코는 이 편지들을 통해 자신이 몰랐던 이츠키(남)의 다른 면모를 알게 되면서, 그의 죽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이츠키(여)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슬픔과 상실을 극복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합니다.
편지 교류는 점차 두 여성의 상처를 치유하게 만들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마음의 위로를 주는 존재가 됩니다. 히로코는 이츠키(남)의 죽음을 진정으로 받아들이며,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합니다. 후지이 이츠키(여)도 과거의 추억을 되새기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계기가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히로코가 이츠키(남)의 고향을 방문하여 그의 과거를 되돌아보고, 진정한 이별을 고하는 장면으로 끝을 맺습니다. 이로써 히로코는 과거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삶을 향한 한 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한국 개봉 역사와 흥행 기록
영화 ‘러브레터’는 역대 한국 개봉 일본 실사 영화 중 가장 높은 인기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대사인 “오겡키데스카, 와타시와 겡키데스!”는 한국에서 수많은 패러디와 유행을 낳았습니다.
정식 개봉하기 전에 이미 30만 개의 불법 비디오가 유통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서 정식 개봉 이후에는 11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흥행 기록을 세웠습니다. 덕분에 일본 문화 개방 이후 한국에서 최초로 흥행한 일본 실사 영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21세기 관점에서 115만 명이라는 숫자는 언뜻 보면 흥행 실패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러브레터가 개봉한 1999년은 지금처럼 영진위에서 실시간으로 전국 멀티플렉스 극장 관객 수를 정확히 집계하던 시절이 아니었습니다. 당시에는 한 개 영화관이 독립적인 기업으로서 하나의 상영관만을 운영하는 단관 위주의 시스템이 주를 이루었고, 코엑스 메가박스 같은 초기 멀티플렉스가 막 성장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습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정확한 관객 집계는 아예 불가능해, 그나마 서울에서만 불확실한 수준으로 관객 수를 계산했습니다.
이 때문에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관객 기록은 아예 잡히지도 않았고, 서울에서도 초기 멀티플렉스나 유명한 대형 단관이 아닌 중소형 단관에 들어온 관객들은 집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 국내에서는 1998년 2월 개봉해 그 해 최고의 흥행 영화가 된 ‘타이타닉’도 정식 집계 수치가 서울에서 197만 명으로 200만 명이 채 안 되던 시절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러브레터’의 서울 관객 115만 명 기록은 중소형 단관 관객 수까지 고려하면 대략 150만에서 최대 200만 정도로 추산될 수 있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전국 관객은 서울 관객의 약 3배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당시 기록은 오늘날로 치면 대략 345만~450만 명 정도로 추산될 수 있고, 최대 600만 명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영화 정식 개봉 이전 불법 비디오본 유통을 추가로 감안하면 ‘러브레터’를 본 사람은 더 많을 것입니다. 게다가 저 115만 관객 기록 자체도, ‘러브레터’ 이후 한국에서 상영된 일본 실사 영화 중 아직 기록을 경신한 작품이 없습니다. 한국에서 상영된 일본 영화 중 ‘러브레터’의 흥행 기록을 깬 작품들은 모두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이로 인해 한국에서 일본 실사 영화라고 하면 지금도 ‘러브레터’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인지도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1999년 개봉 이후 한국에서는 무려 6차례나 재개봉했습니다. 2013년 2월 14일 재개봉 당시 전국 관객은 39,218명, 상영 후에는 블루레이도 발매되었습니다. 2016년 1월 14일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했을 때도 전국 관객 74,338명을 기록하여 재개봉 영화로서는 흥행했습니다. 2017년 12월 13일에도 다시 재개봉하였고, 2019년에도 역시나 재개봉을 하며 일본 영화 중에서 가장 사랑받는 영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차 내한한 나카야마 미호는 취재진에게 “‘러브레터’가 개봉한 지 벌써 25년이 흘렀는데, 아직도 한국 관객분들이 ‘오겡키데스까’라고 해주시는 것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대만에서 지난해에 재개봉을 해서 제가 몰래 보러 갔었습니다.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재개봉을 한다면 몰래 와서 구경하고 싶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